삼성물산이 부실시공으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데 이어 담합혐의로 국민혈세를 부당이득으로 챙겼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악명이 높아지고 있다고 중소기업신문이 보도했다.

서울 송파구 ‘싱크홀’ 주범으로 지목된 삼성물산은 지하철 9호선 공사 담합 혐의로 공정위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향후 부실시공에 이어 담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비난여론이 거세게 일어 국감에서 삼성물산 문제를 엄중히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질 전망이다.

19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2009년 서울 송파구 삼전동~석촌동 지하철 9호선 919공구 공사 입찰 과정에서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이 담합을 한 정황을 잡고 조사를 벌였다. 919공구는 최근 싱크홀과 함께 다수의 동공이 발견된 석촌지하차도 아래를 지나는 구간이다.

공정위는 삼성물산이 공사를 낙찰받기로 하고 현대산업개발이 들러리를 서는 방식으로 담합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조만간 전원회의를 열어 징계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과징금 수위가 수백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2009년 호남고속철도 공사 담합비리에도 ‘리니언시’ 제도를 잘 활용해 과징금 부담을 비켜갈 수 있었던 삼성물산이었지만, 이번에는 지하철 부실공사 복구비용에 거액의 과징금 폭탄까지 물게 될 위기에 처했다.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그동안 4대강·경인운하·호남고속철도 공사 등에서 국민 혈세를 빼내가는 담합을 일삼아왔다는 점에서 혐의가 입증될 경우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엄중한 제재를 내려야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삼성물산은 국민들의 불안감을 높인 석촌동 싱크홀 발생의 주범으로 몰려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석촌지하차도 동공과 싱크홀의 발생 원인이 지하철 9호선 공사를 맡은 삼성물산의 부실공사에 있다는 최종결론을 발표했다. 당시 조사단 발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해당 부근 터널 굴착공사를 하면서 애초 계획했던 양보다 14% 더 많은 2만7159㎥의 토사를 파내면서도,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단체들은 안양천 제방 붕괴 사고 등에서도 삼성물산의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다.

부실시공으로 국민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담합혐의까지 더해지면서 삼성물산이 올해 국감에 출석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앞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성호 새누리당 의원 등은 싱크홀과 동공 문제와 관련해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등을 2차 국감 증인으로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카드 등 그룹 내에서 ‘미스터 해결사’로 통했던 최치훈 사장이 인생 최대의 위기에 몰린 모습이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가 3세 승계 문제에 뜨거운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고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삼성물산이 이처럼 부실시공과 끝없는 담합비리 혐의로 국민들의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는 것은 삼성가 승계문제에도 좋은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