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박근혜 대통령 5촌간 살인사건 의혹을 보도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시사인 기자 주진우(41)씨와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46)씨 대한 항소심에서 실형을 구형했다.

17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상환)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들은 허위사실을 보도해 특정 대선 후보자 가족을 반인륜적 범죄자로 몰아세웠다”며 주 씨와 김 씨에게 1심과 같이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들의 허위사실 공표의 본질은 대선 전 특정후보자 가족을 반인륜적 패륜범으로 몰아세운 것”이라며 “그럼에도 1심의 국민참여재판은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재판 이후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신동욱 씨의 관련 형사재판 1, 2심 판결문과 박용철 씨 증언 등에 따라 관련 보도가 허위사실임을 알았음에도 이를 보도했다”며 “또 대선이 임박한 시기에 보도를 한 후 고소인 측의 정정보도 요청이 있었음에도 이를 반영되지 않은 점, 나는 꼼수다 방송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속적인 반대의견 등을 표명한 점 등에 비춰보면 비방목적 및 명예훼손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주 씨는 2012년 18대 대선을 앞두고 지만 씨가 5촌 관계에 있는 용수 씨와 용철 씨의 사망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보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씨는 주 씨의 이 같은 보도를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인 ‘나는 꼼수다’를 통해 확산시킨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용철 씨와 용수 씨는 지난 2011년 9월6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북한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경찰은 용수 씨가 용철 씨를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주 씨는 이에 대해 ‘용철 씨는 지만 씨의 최측근으로 꼽혔던 인물이고, 박 전 대통령 등과 관계가 소원해진 근령 씨와 신 씨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후 사망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

1심 재판부는 이들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평결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다.

세치 혀가 칼보다 날카로운 법이다. 글은 때로는 총보다 무섭다. 나꼼수 진행자들인 김 씨와 주 씨는 분명히 사회 지도층, 노블레스에 속하는 이들이다. 노블레스는 보통 교육·직업·부·명성 등의 잣대로 일반인들과 구분된다. 이들에게 부과된 책무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노블레스가 치러야 할 사회적 책무가 거액의 쾌척이나 공공기관에 대한 기부만은 아니다. 필설을 바르게 하는 것, 사회적 위치에 걸맞게 품위를 지키는 것도 포함된다.

나꼼수의 진행자들인 김 씨와 주 씨는 충분히 교육받았고 사회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직업을 갖고 있으며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들은 특히 트위터나 팟캐스트 같은 막강한 소통수단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교육받은 자로서의, 영향력 있는 직업을 보유한 자로서의, 유명인으로서의 책무를 방기했다.

우리 사회는 트위터 등 SNS 일각에서 난무하는 저질적인 인신공격과 인격모독, 이념적 마녀사냥에 기가 질린 상태다. 유치하고 허접하고 극단적인 말의 잔치에 집단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하지만 나꼼수 진행자들이나 정봉주의 열혈 지지자들은 여전히 노블레스의 책무를 깨달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트위터가 나쁜 건 결코 아니다. 좌우 이념논쟁 자체를 나무랄 수도 없다. 합리적 보수가 있듯 건전한 진보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것이 인격을 말살하는 도구가 되고 도덕적 타락의 기지화 하는 것이다.

나꼼수는 이미 권력이다. 이들의 대중동원력은 정평이 나있고, 멤버가 책을 내면 수십 만 부가 팔려 나간다. 스스로 대안언론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판하면서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거부하는 것은 모순이다. 나꼼수는 더 이상 ‘꼼수 행진’으로 대중의 눈을 어지럽히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검찰이 이번에 주 씨와 김 씨에 대해 실형을 구형한 것은 법치를 바로잡기 위한 올바른 판단이다. 그동안 나꼼수의 또 다른 멤버 김용민 씨의 막말과 ‘아니면 말고’식인 주 씨의 기사, 그리고 김 씨의 폭로로 인해 우리 사회가 겪은 혼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제 그와 같은 혼란이 또 일어나선 안 된다. 사법기관은 이번 기회에 주 씨와 김 씨의 혐의를 명명백백 가려서 잘못이 있으면 중벌로 다스려야 할 것이다. 아울러 그들의 잘못이 인정될 경우 사회분란의 근원인 나꼼수도 우리 사회에서 영구히 퇴출돼야 할 것이다.

 

                                                                      2014년 11월 18일

                                                                  대한민국정상화감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