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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보도전문채널 YTN의 신임 사장으로 IBK기업은행 조준희 전 사장이 내정됐다. 배석규 사장과 더불어 언론 탄압에 앞장섰던 김백 상무가 내정되지 않아 최악의 사태는 피했지만 그래도 생뚱맞게 금융권 인사가 언론계 사장으로 내정된 것이 아무래도 꺼림칙하다.
이와 관련해 YTN 노동조합은 오늘 공지사항에 올린 ‘밀실 사장 선임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노조는 신임 사장 내정자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한 평가에 앞서 선임 과정의 불투명성에 대해 이사회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국민을 직접 상대하는 언론사 YTN 사장을 선임하는 절차가, 그 직전까지 후보가 누구인지조차 전혀 알 수 없도록 ‘밀실에서 몰래’ 이뤄진다는 것이 민주사회에서 가당키나 한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또 “조준희 씨가 어떤 경로로, 누구의 추천을 받아, 어떤 검증 과정을 거쳤는지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권력과 연관 있는 낙하산’일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특히 언론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은행장 출신이 갑작스레 등장한 것이, ‘전문경영’을 명분으로 배석규와 김백이 망쳐놓은 경영 악화의 원인을 엉뚱한 곳으로 돌려 사원들의 근로조건이나 보도의 공정성,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 또한 경계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조준희 씨가 아직 YTN 사장이 된 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면서 “오는 20일 주주총회 전까지 그가 YTN 사장으로 적격한지 부적격한지에 대한 노조 나름대로의 검증 작업에 나서 주주총회에서 현명한 선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TN 노조의 주장대로 이번 YTN 새 사장의 첫 번째 자격은 허물어진 YTN 보도의 공정성을 회복하고, 해직된 지 7년이 넘은 3명의 기자를 복직시킬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사장추천위원회의 공모 과정을 거쳐 합당한 인사가 내정돼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조준희 내정자의 경우는 언론과는 전혀 무관한 금융계 인사다. 금융계 인사가 뜬금없이 언론계 사장으로 내정됐다는 것은 악화일로를 걷는 YTN의 경영 상태를 고려한 측면도 있겠지만, 실세의 입김이 작용한 낙하산 인사라는 의혹이 커질 수밖에 없다. 만약 우려대로 정권 실세의 입김이 작용한 내정이라면 조준희 내정자 또한 정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YTN의 언론자유 확보는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조준희 내정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YTN에는 우수한 방송 전문가들이 많다. 그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경영을 해나갈 것”이라며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라고 말했다. 또 “좋은 방송을 만들기 위한 좋은 경영을 할 것”이라며 “미력하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준희 내정자가 이 약속을 지키는 첫 번째 단추는 해직기자 3명의 복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언론특보를 맡았던 구본홍 씨가 ‘낙하산 사장’으로 오면서 노종면 당시 노조위원장을 중심으로 YTN 노조 조합원들은 낙하산 반대 투쟁에 돌입했다. 그 결과 기자 6명이 해직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작년 11월 말에 대법원은 6명 중 3명에게만 복직 판결을 내렸고, 노종면·조승호·현덕수 기자는 아직까지도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조준희 내정자가 해야 될 첫 번째 임무는 이들 3명의 해직기자를 하루빨리 현업으로 복직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이들은 낙하산 사장을 반대하고 언론의 공공성 회복을 요구했을 뿐이다. 언론인으로써 당연히 해야 될 주장을 한 것이다. 그럼에도 정권은 이들에게 해직이라는 칼날을 들이밀었다. 이제 7년의 세월이 흘렀다. 사장도 새로운 인물이 왔다. 해직기자 3명의 복직문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인이 된 만큼 조준희 내정자는 전향적인 자세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될 것이다. 그 다음으로 해야 될 일은 YTN 보도의 공정성 확립임은 말한 것도 없다.
2015년 3월 2일
국제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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