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막대한 혈세로 운영되는 한국전력공사를 사장인 조환익 씨가 제멋대로 경영해 온 사실이 감사원의 기관운영감사에서 드러났다.
최근 감사원의 발표에 따르면 조 씨의 한전은 인사 규정을 위반한 직원들에게 규정을 어겨가면서까지 징계를 감경해주는 등 ‘제 식구 감싸기’를 했다고 한다. 감사원이 밝혀 낸 이런 부적절한 사례가 지난 2011년 이후 34명이나 됐다고 하니 조 씨와 한전의 도덕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이 뿐이 아니다. 임금피크제 대상자는 정원 내 인력으로 관리해야 함에도 퇴직이 임박한 3급 이상 직원 270여 명을 ‘관리역’으로 돌려 정원 외의 인력으로 관리하기도 했다. 정원 외 인력의 인건비는 지난 2014년 기준으로 279억 원에 달한다. 이는 총인건비 예산에서 나오지 않기 때문에 한전은 이를 충당하기 위해 하위 직급의 결원을 방치해 둔 채 남은 인건비를 끌어올렸다. 다시 말해 퇴임을 앞둔 3급 이상 고위직을 편법으로 정원 외 인력으로 관리했고, 279억 원의 인건비를 추가 지출함에 따라 그만큼의 신규 채용을 하지 못했다는 얘기인데, 실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복창이 터질 노릇이다.
또 조 씨의 한전은 전기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허술하게 관리해 온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이 자금은 원자력발전소 등의 발전소 주변 지역에 대한 지원 사업을 위해 쓰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조 씨의 한전은 지자체 사업의 타당성을 면밀하게 검토하지도 않았다. 2014년 기준으로 지자체가 한전으로부터 지원받은 기금 가운데 현장에서 집행되지 않은 금액이 2천160억 원이었다. 경북 울진군은 2010년 부지 확보도 하지 않은 채 사업 추진 계획을 제출했는데도 한전은 3년간 22억1천여만 원을 지급했다. 또 사업 시기에 대한 검토도 없이 2011∼2015년 전남 영광군에 98억 원을 지급했지만 실제 집행 금액은 39억 원에 그쳤다. 이 돈이 모두 국민의 세금이다. 피 같은 국민의 세금을 걷어서 선심 쓰듯 펑펑 쓴 꼴이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런 조 씨는 구속 수사 대상이다. 공공기관의 개혁을 위해서도 반드시 그렇게 돼야 한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조 씨는 한전 사장 자리를 1년 더 연임하게 됐다. 지난해 12월16일자로 3년간의 임기가 만료된 조 씨가 임시주주총회의 의결로 1년 연임이 결정됐다. 조 씨를 봐주는 배경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현 정권과 운명을 같이 하게 됐다.
우리는 ‘포스코 사건’을 통해 정경 유착이 얼마나 위험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태롭게 만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포스코도 정준양 전 회장이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등 정권 실세를 등에 업고 포스코그룹의 회장 자리에 올라 온갖 비리와 부정을 저질러 ‘국민기업’ 포스코를 졸지에 ‘부실기업’, ‘비리기업’으로 추락시킨 사례를 똑똑히 봐 왔다.
공공기관의 경영은 투명하고 원리원칙에 따라 경영돼야 한다. 국민의 세금은 단돈 1원이라도 허투루 써서는 안 된다. 그래야 뒤탈이 안 생긴다.
조 씨의 앞으로 남은 1년 동안의 경영 행태를 국민들은 유심히 지켜봐야겠지만, 그가 지난 3년 동안 국내 최대 공공기관 한전의 사장 자리에 있으면서 어떤 과오를 저질렀지만 수사기관은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다.
2016년 4월 26일
대한민국정상화감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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