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각종 관급공사에서 재벌 건설사들이 담합을 통해 배불리기를 하고 있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어 국민들의 우려가 높다.

그제 검찰은 현대건설을 비롯해 한진중공업·두산중공업·KCC 등 재벌 건설사 4곳이 한국철도시설공단이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지난 2013년 진행한 5천800억 원 규모의 원주~강릉 복선전철 노반시설 공사 입찰에서 담합을 한 사실을 적발하고 관련 임직원 3명을 입찰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하는 등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특징은 현대건설이 신종 담합 수법을 기획해 제안했고, 한진중공업·두산중공업·KCC 등이 이에 동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입찰에 참여했던 나머지 22개 건설업체가 속수무책으로 물을 먹었다는 점이다.

현대건설이 궁리해 낸 신종 담합 수법은 ‘평균흔들기’라는 것으로, 평균가격을 흔들어 담합을 공모한 자기들끼리만 낙찰을 받는 수법이었다고 한다.

문제는 이번 담합 사건이 박근혜 정부 들어서 저질러졌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가 건설사 입찰 담합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을 공언한 와중에도 일선에서는 재벌 건설사들의 입찰 담합 범죄가 벌어지고 있었던 셈이다.

2013년 3월 박 대통령은 첫 국무회의에서 “4대강 사업 입찰비리에 국민적 의혹이 없도록 철저하게 점검해 앞으로 예산 낭비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듬해 광복절을 앞두고 건설업계가 입찰 제한 사면이 숙원이라며 읍소하자 “담합 불법행위에 대한 정부의 제재는 당연하다. 사면은 담합하지 않은 합법 건설사와의 형평에 맞지 않는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랬던 정부가 한 해 뒤인 2015년 광복절 특사 때 2천8개 건설사의 입찰 제한, 영업정지 등의 처분을 해제했다. 4대강 사업, 고속철도 공사 등에서 수조 원대 담합으로 국민혈세와 국가예산을 낭비하게 한 대형 건설사는 역대 정권에서와 마찬가지로 단 하루의 입찰 제한 처분도 없이 면죄부를 받은 것이다.

박근혜정부가 재벌 건설사의 담합범죄에 이렇듯 관용을 베푸는데 가뜩이나 재벌에 약한 검찰은 더더욱 믿을 수 없다.

따라서 이제는 야당이 적극 나서야 한다. 마침 지난 4월13일 총선을 통해 여당인 새누리당의 힘이 약해지고, 야당의 힘이 세졌다. 김종인·박지원·박영선·노회찬과 같은 국회의원들이 금배지를 걸고 20대 국회에서 탐욕스런 재벌 이재용·정몽구·최태원 등의 건설사들이 자행하는 입찰 담합의 뿌리를 뽑을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현 정부의 솜방망이 처벌, 허수아비 검찰 수사로는 재벌 건설사의 담합 비리를 절대로 뿌리 뽑을 수 없다. 기본적으로 죄의식은 없고 탐욕은 하늘을 찌르는 재벌들을 정부가 수수방관하고 있으니 국민들이 매번 그 피해를 입고 있다.

건설사들은 담합이 적발되더라도 담합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에 멈출 수 없다고 한다. 법이 있어도 사실상 있으나마나하다는 것이다. 이래갖고는 경쟁 질서를 바로 잡을 수 없다. 담합 행위를 하는 재벌에게는 폐가망신 수준의 징벌이 필요하다. 아예 이 같은 강력한 법을 만들어야만 재벌의 담합 범죄를 막을 수 있다.

더 이상 국민 혈세와 국가 예산이 낭비되고 재벌의 배만 불리게 하는 불법 입찰 담합범죄를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야당이 적극 나서 경제 정의를 훼손하는 재벌의 입찰 담합범죄를 근절시킬 때가 됐다.

                                                                          2016년 5월 21일

                                                대한민국정상화감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