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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미-중-일 정상과의 전화통화 분석
정부는 무엇보다도 안보위기 해소와 북한문제 해결에 우선을 두고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는데 지혜를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記者 김성만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10일 오후 10시 30분(이하 우리시간) 가장 먼저 도널드 트럼프(Trump)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다. 이어 11일 정오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2시간여 뒤인 오후 2시35분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총리와 각각 전화로 대화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 우리 외교의 양대 축인 한미, 한중관계에 대해 미국과의 전략적 유대를 지속하는 한편 한중관계를 내실화하겠다는 외교 공약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일본과는 역사 문제는 원칙적으로 대응하되 실용적 입장에서 성숙한 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겠다는 기조를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런 주변국 외교 기조는 통화 분위기와 내용에도 반영됐다.


한-미 정상 통화


 문 대통령은 10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가장 빠른 시일 내에 특사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공식 초청한다”며 “오시면 해외 정상으로서의 충분한 예우를 갖춰 환영하겠다. 우리 두 사람의 대통령 선거 승리를 같이 축하하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해외 정상 중 첫 축하 전화를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받게 되어 기쁘다”며 “트럼프 대통령 같은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와 앞으로 양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께서 북한 도발 억제와 핵 문제 해결에 대해 여러 안보 사안 중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의 동맹관계는 단순히 좋은 관계가 아니라 ‘위대한 동맹관계’(not just good ally but great ally)”라며 “문 대통령께서 조기에 방미해 한미 정상회담을 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그는 “조만간 한국에 고위자문단을 보내 문 대통령의 방미 문제를 협의하도록 하겠다”고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가까운 시기에 방한해 주도록 초청하면서 “직접 만나기 전에도 현안이 있을 때 통화로 서로 의견 교환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저도 문 대통령을 직접 만나길 고대하겠고, 혹시 현안이 있으면 언제라도 편하게 전화해 달라”고 화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에 기초해 북핵문제 등 한반도 안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와 주변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한미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인들의 선택에 경의를 표한다”고 당선 축하의 뜻을 전하며 “북핵문제는 어렵지만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통화는 문 대통령 취임 후 이뤄진 첫 외국 정상과의 대화로, 서울 홍은동 자택에서 30여 분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기 위해 먼저 전화를 걸어왔다. 문 대통령 자택에는 당선 직후 암호화된 전화기(비화기)가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 정상 통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통화는 11일 정오부터 약 40분간 이뤄졌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축하 차원에서 전화를 걸어왔다”며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전화를 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날 “이른 시일 안에 직접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문 대통령을 공식 초청했다. 두 정상은 사드와 북핵 등 한·중 관계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눴다. 특히 사드와 북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특사를 각각 교환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사드와 북핵을 구분해서 따로 특사단을 파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에게 “중국에 진출한 한국 국민과 기업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제약·제재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특별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고 윤영찬 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의 추가 도발이 없어야 사드 문제 해결이 쉬워질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중국 측이 발표한 통화 내용에선 사드 보복과 북한 도발 등에 대한 문 대통령 언급은 소개되지 않았다. 사드 배치에 대해선 “중국의 중대한 우려 사항”이라는 시 주석의 발언을 위주로 전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사드와 관련한) 중국의 우려를 잘 알고 있으며 서로 이해를 넓혀가며 양국 간 소통이 조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날 “북핵 해결을 위해선 포괄적이고 단계적인 압박과 제재,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특히 “북한을 핵 폐기를 위한 협상장으로 이끌어내는 게 목표”라는 문 대통령의 말에 시 주석도 공감했다고 윤 수석은 밝혔다.


 반면 중국 측은 문 대통령이 “한국은 중국과 함께 조속한 6자회담 재개 등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실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고 발표했다. 우리 외교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6자회담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고, 사드에 대한 중국의 우려에 대해서도 중국 발표처럼 ‘이해한다’가 아니라 ‘알고 있다’고 말했다”며 “중국 측 발표는 자신들의 희망 사항을 반영한 것 같다”고 했다. 시 주석은 한·중 관계에 대해서는 ‘구동화이(求同化異·공통점을 모색하고 이견을 해소)’라는 표현을 쓰며 “문 대통령의 경력과 관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일 정상 통화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11일 첫 전화 통화부터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이견(異見)을 분명히 하면서 향후 한·일 관계의 험로를 예고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 기간 공약했던 ‘12·28 위안부 합의 재협상’ 문제에 대해 일본 쪽이 먼저 불가(不可) 입장으로 쐐기를 박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두 정상이 한반도 정세, 과거사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 ‘솔직한 입장’을 밝히고 의견을 교환했다”고 했다. 외교 수사(修辭)에서 ‘솔직한 입장’이란 표현은 상당한 대립이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 수석은 이날 통화에 대해 “취임을 축하하는 의미로 아베 총리가 전화를 걸어온 것”이라며 “(한·일) 양국 관계의 발전, 한·미·일 관계의 문제에 대해 기본적으로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데 대해서 두 분 정상께서 확인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 과거사 문제 극복 노력 ▲ 북핵·미사일 대응 및 양국의 미래 지향적 발전을 위한 노력의 병행을 언급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바로 ‘미래 한·일 관계의 기반’에 대해 분명한 견해차를 노출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이 성숙한 협력 관계로 나아가는 데 있어 과거사 문제 등 여러 현안이 장애가 되지 않도록 역사를 직시하며 이러한 과제를 진지하게 다뤄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사 현안 정리’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 또 문 대통령은 “일본 지도자들께서 과거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 김대중·오구치 공동선언의 내용과 정신을 계승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곧바로 12·28 위안부 합의를 거론하며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을 위한 기반으로 착실히 이행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공약한 ‘재협상’ 가능성을 부정하면서 ‘합의 이행’을 ‘한·일 관계의 기반’으로 제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에 “우리 국민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위안부 합의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민간 영역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위안부 합의를 수용하지 못하는) 그런 국민 정서와 현실을 인정하면서 공동으로 노력하자”고 말했다. ‘위안부 합의 재협상’이란 표현이나 ‘소녀상’ 문제가 직접 거론되지는 않았다고 청와대가 전했지만, 두 정상이 한·일 관계의 시작점을 놓고 정면충돌한 셈이다.


분 석


 문재인 대통령의 각국 정상과의 전화통화 내용을 통해 한국이 직면한 외교 안보 상황이 얼마나 위중한가를 알 수 있다. 가히 사면초가(四面楚歌)다. 다행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통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고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한 것은 큰 성과다.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이른 시기 방미 정상회담(6월 예상)을 통해 ‘북한 문제, 중국의 사드 보복 문제, 한미 FTA’ 등 현안 문제를 논의할 수 있게 되었다. 정부는 무엇보다도 안보위기 해소와 북한문제 해결에 우선을 두고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는데 지혜를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이 중국의 사드 보복 정책에 대해 시 주석에게 말한 것은 시의적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시진핑 주석이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언급한 것은 걱정이 된다.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하여 해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합의된 특사단 파견을 통해 가급적 빨리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일본 수상에게 ‘위안부 합의 재협상 가능성, 소녀상 설치’에 대해 언급한 것은 아무래도 파장이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직면한 외교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국가는 미국과 일본이다. 따라서 일본과는 분쟁의 소지보다 서로 이익이 되는 분야(북핵문제, 안보 및 경제 협력 등)를 먼저 찾아가야 할 것이다.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함이 바람직하나 분위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따라서 특사단을 파견하여 7월초 열리는 G20 정상회의(독일)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성만 / 예, 해군중장. 재향군인회자문위원․안보칼럼니스트, 前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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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5/13 [20:51]  최종편집: ⓒ 국제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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