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의 봉건체제를 타파하고 새로운 의식으로 성서를 풀이하면서 서구의 자본주의는 탄생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신흥 자본주의는 종교 개혁을 통해서 탄생한 프로테스탄티즘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습니다.

예컨대 종교개혁의 거성이던 제네바의 요한 칼빈이 자본주의의 길을 열어주었다고 보는 사회학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아 자본을 축적하는 사실이 하나님의 뜻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고 돈을 벌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않고 개인의 사치와 낭비를 도모하는 그것은 죄악이 아니냐고 칼빈은 믿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은행업이 발달하고 돈에 이자가 붙어 오고 새로운 기업들이 생겨나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해 마땅한 일이라고 여겨졌던 것입니다.

오늘의 자본주의는 그 날의 가치관을 다 상실하고 비틀거리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할리우드의 거물인 영화제작자 와인스틴의 오랜 세월 동안의 성추행 사건이 모두 드러나는 현실이 경건한 개신교가 이룩한 일부일처주의(Monogamy)의 뒤통수를 친 것 같아 ‘Home, Sweet home’을 이상으로 여기던 서구 사회를 민망하게 만든 것도 사실입니다.

미국 전역에 만연된 젊은이들의 마약 중독은 자본주주의의 또 하나의 타락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마다 여러 만 명의 젊은이들이 마약 과다복용으로 폐인이 되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 앞에 미국은 할 말이 없습니다.

CNN이 보여준 보스톤 젊은이들 사이의 마약 중독 실태를 보고 자본주의가 이 이상 버티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미국이 일본, 한국과도 손잡고 세계평화를 위해 해야 될 일이 많은데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중국을 이기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우리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그래도 우리 앞에 길은 있는 것 아닐까요?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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