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만능’ 이라고 돈이면 무슨 일이나 다 할 수 있다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서양 속담에 “Money Talks”라는 한마디가 있는데 말로만 해서 안 되는 일도 돈으로 해결이 가능하다는 뜻일 것이다. 우리 속담에도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고 하는 말이 있으니 돈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사람에게 꼭 필요한 3가지를 서양 사람들은 먹을 것과 입을 것과 집이라고 하지만, 동양 사람들은 그 순서를 바꾸어 옷을 맨 처음 내세우는 것을 보면, 배는 고파도 옷은 제대로 입으라는 뜻일 것이다. 옷을 제대로 입은 거지가 동냥을 더 많이 거둔다는 속담도 있다. 옷을 험하게 입는 사람은 남의 집 대문 안으로 들어서는 것조차 여의치 않다. 그러니 “서울 사람은 입어서 망하고, 평양 사람은 먹어서 망한다”라는 말도 둘 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그런데 돈만 있으면 잘 먹고, 좋은 옷 입고, 으리으리한 큰 집에서 살 수 있으니 돈을 싫어 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성서에는 ‘돈을 사랑하는 것이 만악의 뿌리 이니라’라는 말이 있다. 이 말씀은 돈을 사랑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뜻이지, 돈 자체를 미워하는 내용은 아니다. 돈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돈에 욕심을 부리지 말고 있는 것만 가지고도 남들을 기쁘게 만들며 즐겁게 살 수 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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