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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악마도 있다
 
記者 김동길
 
 

이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악한 사람은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그 말에 설득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래 살다보면 악인을 만나서 그 악인 때문에 시달리는 삶은 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에덴동산에서 행복하게 살던 아담과 이브를 유혹하여 그 낙원에서 추방당하게 만든 자가 있는 것이 사실이 아닌가.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에도 메피스토펠리스라는 악인이 나타나 선량한 파우스트를 끝까지 괴롭히지 않는가.

 

나 같은 노인이 오늘도 악마 같은 인간에게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면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하루 종일 전화를 걸어 하루 종일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 때문에 집 전화 두 대는 아예 꺼 놓고 지내야 한다. 어쩌다 잘못 전화를 받기만 하면 욕설부터 퍼붓는다. 새벽 1시 2시에도 끊이지 않고 전화 소리를 울리게 한다. 휴대 전화 하나를 진동으로 해놓고 잠자리에 드는데 때로는 그 진동 소리 때문에 곤한 잠에서 깨어나기도 된다. 나는 아무 죄도 저지른 것이 없는데 왜 나를 이렇게 괴롭히는 것일까

 

세상 물정에 훤한 후배가 나에게 “그런 악질은 스토커로 고발하면 됩니다”라고 일러 주었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고발한 내가 이 나이에 또 다시 법정에 나서서 나의 억울한 사정을 늘어놓아야 되겠는가? 나는 괴롭지만 이것이 내 팔자인가보다 하고 이대로 살아 기기로 결심하였다. “악마야, 마음대로 하거라, 남은 날들도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니.” 인생이란 이래서 또한 괴로운 것이다.

 

김동길

Kimdonggill.com


 
기사입력: 2019/08/24 [06:51]  최종편집: ⓒ 국제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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