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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리는 마음
 
記者 김동길
 
 

올해 입춘은 2월 4일이다. 봄이 시작되는 날이라는 뜻이긴 하지만 겨울의 추위는 아직 가시지 않았다. 옛 사람들은 왜 그토록 봄을 기다렸던 것일까? 추운 겨울이 견디기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난방 시설이란 게 온돌 하나밖에 없고 연탄이나 나무가 다 타면 어디에서도 온기를 찾기 어려웠다.

 

부산 피난 시절에 흔히 듣던 신혼부부 싸움 이야기가 있다. 가난한 살림에다 날씨마저 추우니 짜증나는 일들이 많았을 것이다. 신혼부부가 마음이 맞지 않아 아웅다웅 하다가 전투가 벌어지는 경우다. 남자는 화가 나서 냄비를 던진다. 여러 번 던지면 냄비 바닥이 울퉁불퉁 하게 된다. 지난밤에 있었던 전쟁의 후유증은 그 다음날 아침까지 간다.

 

두 내외가 밥은 해 먹어야 하니 하나뿐인 냄비 바닥을 두들겨 펼 수밖에 없다. 길어다 놓은 물은 얼었다. 얇게 살짝 언 얼음을 주먹으로 쳐서 깨고 여자는 그 물로 밥을 안친다. 남편이 출근해야 할 시간이 가까워 질 때쯤 되면 여자의 마음도 풀어진다. 피난 시절 판잣집들의 아침 풍경이었다.

 

얼음을 깨고 그 물로 밥을 지어야하는 아낙네는 봄을 기다릴 자격이 충분하다. 그러나 요새처럼 편안히 사는 중산층 사람들이 봄을 기다리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사실상 추위가 두렵다기보다는 온갖 꽃들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계절을 그리워하는 마음 때문이 아닐까.  특히 올 봄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크게 좌우하게 되는 4월 15일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게 될 것이다.

 

김동길

Kimdonggill.com


 
기사입력: 2020/02/07 [06:48]  최종편집: ⓒ 국제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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