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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지 않은 겨울
 
記者 김동길
 
 

우리가 어려서 초등학교 다니던 때는 겨울이 무척 추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내가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했던 1935년 겨울, 집에서 만들어준 두루마기를 입고 학교에 오는 아이가 있었다. 그 학생은 평양 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살았던 것 같은데 그 아이가 두루마기를 입은 채 양지바른 곳에 앉아 덜덜 떨고 있던 모습을 지금도 기억한다. 집이 가난해서 아침도 제대로 못 먹고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한 그 애는 다른 아이들보다 더 추웠을지도 모른다.

 

평양에서는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영하 25도가 되는 날이 많았고 대동강은 꽁꽁 얼어서 친구들과 스케이트를 타러 가던 기억이 새롭다. 대동강은 두껍게 얼지만 그럼에도 강에 간 아들이 걱정스러워 어머니는 강가에 와서 기다리시다가 '후니야끼(국화빵)'라는 따끈한 빵을 사주시던 그날들이 그립다.

 

그 어머님도 가시고 같이 놀던 친구들도 대부분 가고 어언간 80년의 세월이 흘렀구나. 인생이란 그런 줄을 모르는 바 아니건만 인간의 삶이란 덧없는 것이라고 느끼게 된다. 모란봉과 대동강을 마지막 본 것이 얼마나 되었는가. 족히 74년이란 긴 세월이 흐른듯하다.

 

춥지 않은 겨울이 나에게는 이상하다고 느껴진다. 평양의 그 추위를 이기고 젊은 날을 보냈기 때문인지 나는 아주 춥다는 날에도 내복을 입어본 적이 없다. 춥지 않은 겨울은 적어도 나에게는 겨울 같지 않다. 그러나 나라의 앞날에 대한 걱정으로 얼어붙은 우리들의 마음이 너무 춥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김동길

Kimdonggill.com


 
기사입력: 2020/02/13 [07:24]  최종편집: ⓒ 국제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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