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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정당 몰락의 신호탄인가?
 
오을탁 기자
 
 
자유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선거는 통치권을 창출하는 수단이 되는 동시에 통치권에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근거로 작용한다. 그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국민이 정치 형성 과정에 참여하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며 그 수단의 중심에는 지지 계층의 여론형성이 상당히 중요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러다보니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에 임하는 개인이나 조직은 여론의 흐름을 예민하게 주시하게 되고 수시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여론의 흐름이란 다름 아닌 민심의 흐름이다.  

가령 민심이 만들어지는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겠다. 몇가지로 요약해보면 단순한 소문, 풍문, 유언비어등에서 부터 선동정치가가 특정한 문제에 대하여 정치적인 의도로 유포시키는 선동적 허위선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근에는 새로운 광장으로 나타난 인터넷의 익명성이 그런 역할의 중심에 서 있다. 그 연장선에서 고루하지만 여기서 다시 한번  한국판 분서갱유(焚書坑儒)를 당한 작가 이문열의 말을 인용해 본다. 

‘처음 인터넷이 우리 시대의 유용한 의사소통 수단으로 떠올랐을 때, 우리는 잠시 그 본질을 두고 혼란에 빠졌다. 일찍이 경험이 없는 인터넷 기술과 체계를 잘못 이해한 우리는 그것을 한낱 통신 수단으로만 여겼다. 그리하여 거기서 이뤄지는 의사소통이 한 사회력으로 기능하게 될 때까지도 많은 부모들은 자녀들의 단말기에 휴대 전화 기능이 하나 더 추가된 것쯤으로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였다. 오래잖아 순정성(純正性)을 잃은 네가티브 현상과 결합된 인터넷이 무시하지 못할 정치적 파괴력으로 다가오자 사람들은 비로소 그게 한낱 통신 수단이 아니라, 새로운 광장임을 알아보왔다. 지금까지의 광장에는 없던 특징이 몇 더해져 낯설기는 하나, 무정형이고 역기능에 선점된 광장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것은 광장이였다.’  

문맥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잠시 필름을 되돌려 보자. 지난 2004년 이른바 노풍에 KO되었던 한나라당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즉 ‘한나라당은 차떼기 정당이다’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당시 박근혜 대표는 ‘천막당사’로 배수의 진을 쳐 한나라당을 구해냈다. 이후 보궐선거 때마다 승승장구 24대 0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도 남겼다. 또한 국민과 존재감의 성공으로 대중성을 확보, 이른바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보너스로 얻어내는 데도 성공했다.  

결국 한나라당은 그 여세를 몰아 당 대표 간판이 바뀐 상황에서도 2008년 18대 총선에서 299개 의석 가운데 지역구 131석, 비례대표 21석을 포함해 150여명의 국회의원을 확보했다. 또한 공천에 반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의원 6명과 친박연대 14명 중 일부를 영입 말 그대로 공룡정당이 탄생된 것이다. 
 
그 중심에는 자만과 오만으로 덧칠되어 있던 과거의 이미지를 쇄신, 환골탈태의 성공이 있었고 동시에 바탕에 깔려져 있는 보수심리를 자극시키는데 성공함도 있었다. 결국 좌파정부로부터 압도적인 표차로 이명박 정부가 탄생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과유불급이였을까? 도로 한나라당 회귀는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이유야 어쨌든 이른바 ‘웰빙정당’ ‘공룡정당’ ‘허무정당’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자만‘과 ’오만‘에 빠졌다는 국민적 질타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박근혜 알러지(allergy)는 결정적으로 그 한계성을 노출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가령 박근혜 일거수 일투족에 대한 주류측의 과민반응이 그것이다. 결과적으로 야당의 깽판국회 등에 따른 천재일우의 기회를 실기해 버린 소탐대실의 우까지 범하는 셈이 되고 말았다. 결국 국민과의 존재감이 당면사항인 집권여당의 본연의 정체성을 상실한 채 주류와 비주류의 밥그릇 싸움으로 허송세월을 보낸다는 인상만 심어 줌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말았다. 이번 6·2지방선거 결과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요컨대 바닥 민심의 흐름이 요동치고 있다. 공룡정당 몰락의 신호탄인가? 실제로 이번 6·2지방선거는 인정하든 않든 이명박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 입장에서 보면 조기 네임 덕을 차단하고 정책의 계속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만과 오만이 베어난 어긋난 공천에서 나타났듯이 국민과의 소통에 실패한 정부와 집권여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패하고 말았다. 
 
사실 국민에게 존재감이 없는 정치나 정치인은 영혼이 없는 껍데기에 불과할 뿐이다. 모든 것은 자업자득이다. 변명의 여지도 없다. 해법은 결자해지 밖에 없다. 이번 6·2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겸허한 자세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또한 쇄신은 시대와 국민적 소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결국 정부가 국민의 뜻을 외면하면 국민도 정부를 외면할 수 밖에 없다.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국민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 볼 것이다.  
 
  오을탁 기자 

 
기사입력: 2010/06/03 [05:21]  최종편집: ⓒ 국제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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