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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을 지키는 사람들
 
記者 김동길
 
 

    원시시대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약속이라는 것이 별로 필요가 없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뿐만 아니라 아버지 어머니도, 아들도 딸도, 모두가 매일 매일 꼭 해야 할 일들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약속을 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원시사회가 조금씩 발전하여 인구가 늘어나고 도시가 형성 되면서 복잡해진 현대 사회는 약속 없이는 질서가 생길 수 없다.


    결혼도 하나의 약속이어서 부부가 서로 지킬 노력을 하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는 인간관계에 대한 규제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결혼이라는 제도가 생겼기 때문에 사람 사는 사회가 많이 정돈이 되었고 - 물론 파괴되는 가정도 있긴 하지만 - 그래도 이만한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결혼을 한 후에 한 집에 살면서는 서로 속이지 않는 것을 사회적 관례로 정해 놓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지구상에 가족들이 다 흩어지고 건전한 가정이 별로 없다고 탄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나는 그렇다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복잡하긴 하지만 그래도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려고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내가 회원으로 있는 장수클럽이라는 80세 넘은 노인들의 모임이 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요새는 만나지 못한다.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그 모임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오고가는데 영화배우 신영균씨에게 한 회원이 질문하였다. 그이도 이제는 90을 넘었다. “그 오랜 세월 결혼은 한 번만 하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인가요?” 그가 잘 생긴 사람이고 능력 있는 사람인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의 궁금증도 이해가 된다. 그런 질문을 받고 신영균씨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어려운 일들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는 한 여자와의 약속을 한평생 지켰습니다그렇게 대답하는 그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쳐 있었고 그가 매우 훌륭한 인격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나 할 것 없이 약속을 지킬 노력을 전혀 하지 않으면 사람 사는 세상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인류의 이 문명을 구제하기 위해서라도 약속을 지키는 사람들이 한 사람이라도 더 늘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김동길

Kimdonggill.com


 
기사입력: 2020/10/14 [05:07]  최종편집: ⓒ 국제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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